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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진화 이야기: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1 [책 추천]

by 호기심 가득한 선생님 2023. 3. 10.

 가끔 도대체 사람은 왜 이런 행동들을 하게 되는 걸까? 왜 저런 걸 좋아하고 이런 걸 싫어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걸까? 사람들의 피부색이 다른 이유는 뭘까? 우리는 어쩌다 저런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을까? 이런 것들 말이죠.

 

인간의-진화-이야기
인간의 진화 이야기

 

인간의 진화 이야기: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진화와 우유를 못 먹는 사람들

 "시간이 지나면 젖을 떼고 어른들이 먹는 먹이를 먹어야 할 시기가 다가옵니다. 새끼들의 몸에서도 변화가 일어나지요. 이제 필요도 없는 유당분해효소를 만든다고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젖을 떼는 시기나 혹은 조금 늦게부터 유당분해효소가 줄어들기 시작해서 개체별로 차이는 있어도 대ㅜ분의 경우 성체가 되기 전에 완전히 멈춥니다. 이 또한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니 유당불내증이 있는 건 벼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지요."

 

 분명히 어렸을 때 우유를 좋아해서 많이 마셨고, 주말 아침엔 항상 빵과 우유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우유를 마시면 항상 배가 아파왔습니다. 이거 뭔 병에 걸린 건가 싶다가도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최근에는 먹기만 하면 탈이 나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단번에 이해가 가더군요. 몸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기 위해서 우유를 소화시키는 유당분해효소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막은 거더라구요. 우유가 들어간 제품들을 거의 대부분 먹지 못하니 답답하기만 했는데 이유라도 알았으니 좀 덜 답답해지는 기분도 듭니다.

 

 요즘은 에너지 소모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왜 유당분해효소를 분비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을 이런 저런 책을 읽었던 경험을 떠올려서 나름의 답을 내봤습니다. 우리의 몸은 아직 정착하지 못하고 사바나 초원을 뛰어다니던 선조들의 몸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것들을 최대한 막으려고 합니다. 사바나 초원에서는 우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음식들이 충분하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러니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라도 아껴서 굶어 죽는 것을 대비해야 했습니다.

 

 같은 원리로 우리가 운동을 하다가 쉬면 내 팔 위에 멋지게 존재했던 근육이 줄어들게 됩니다. 근육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는데 그 근육들을 사용하지 않으니 뇌에서는 '아, 이 근육들 쓰지도 않는데 에너지만 엄청 소모하네 근육량 줄여야겠다.'하고 근육이 바람 빠진 것처럼 사라지게 됩니다.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운동할 때 정말 어렵게 만들어 놓은 근육이 불필요한 에너지소모를 막기 위해 이렇게 쉽게 없어지다니. 슬프기도 합니다.

 

진화와 인간의 피부색

 "추운 겨울의 북유럽처럼, 바다도 강도 얼어붙은 곳에서 바이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찾기란 힘듭니다. 겨울에 쉽게 구하기도 힘든 고기도 불에 익혀 먹다 보니 바이타민 D가 부족해지게 되죠. 가을철에 모아놓은 말린 과일과 낟알들, 말린 뿌리채소, 거기에 말린 고기만 먹으니 자연스레 바이타민D가 모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북유럽에 살던 선조 중 많은 이들이 바이타민D 부족으로 죽거나 건강이 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나마 멜라닌 색소가 덜 분포된, 즉 피부색이 덜 검은 이들은 바이타민D를 더 잘 생성해 다른 이들보다 겨울을 잘 날 수 있었겠지요. 그러면서 북유럽 사람들은 차츰 피부가 하얗게 변하게 되었지요."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우리가 고등한 생물체가 된 건 아닙니다. 그저 환경에 맞는 조건을 가진 신체를 갖게 되는 거죠. 인간의 피부색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피부색으로 진화를 이야기하면서 우월한 피부색, 우월한 인종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다른 피부색을 갖게 된 이유는 결국 햇빛과 바이타민D입니다. 무언가 우월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어느 위도에서 살았는가로 피부색이 결정되는 거죠. 아프리카에 옹기종기 모여서 살던 인류는 개체수가 많아지고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아시아, 북유럽 등으로 이동하여 거주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아프리카에서 북유럽으로 이동해 정착한 현대인들의 조상들은 피부색이 하얗지 않았겠죠? 피부는 짙은 색이었을 겁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바이타민D는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알아서 합성이 됩니다. 그런데 적도 부근의 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햇빛을 너무 많이 받으니 자외선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피부에 작용하면서 피부의 색이 짙어지게 됩니다. 너무 많은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죠.

 

 이렇게 적도 부근의 환경에 적응한 피부를 가진 우리의 조상들은 북유럽에서 다시 한 번 진화하게 됩니다. 너무 짙은 피부색은 햇빛이 충분하지 않은 북유럽에서 살아가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바이타민D가 체내에서 충분하게 합성이 되지 않은 거죠. 그래서 북유럽에 정착했던 조상들 중 피부색이 옅은 사람들의 생존률이 더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북유럽 사람들의 피부색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알고 나니 인간의 피부색은 그저 환경의 차이일 뿐이라는 게 다시 한 번 와닿습니다.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일은 진화의 과정도 모르고 하는 논리가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글을 마치며

 그냥 '내 몸은 왜 이런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궁금증을 해결한 것을 넘어서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원래 생각했던 것들과 달랐던 점들도 많았고, 궁금하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면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출처: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by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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